DIARY IN PRAGUE

8/6 NTK Library in CTU

라이꼬끼 2018. 8. 7. 04:25

방학이라 학교 도서관 오랜만에 앉아있었다. 에어컨도 없는걸로 아는데 오늘은 사람이 하도 없어서 그런가 진짜 추웠다.

집 전기세 아끼겠다고 도서관 전기 쓴다. 서러운 내 인생. 친구가 한 소리 했기 때문이다. 짠돌이 자식

사실 항상 부모님이랑 살고 내돈 나가는게 아니라서 그랬는지 엄마가 이번 달은 전기세가 얼마.. 가스비가 얼마 나왔다 할 때 별로 귀담아듣지 않았었다. 근데 한국이 가정용 전기 소비 GDP 국가 평균 아래라던데 (2015년 기준)

얘는 낮에는 햇빛있다고 불 안켜고 밤에는 컴퓨터 쓴다고 필요없다고 불 안켠다. 아니 그냥 전등 전기료 아끼는 거다.

너무 아껴서 가끔은 답답한데 생각해보면 체코에서 에어컨 보기 힘들고 도서관에서도 가장 위에층은 불 안켜고 햇빛으로 공부한다. 4시쯤 되어서 햇빛이 비스듬해서 그늘이 져도 불 안켠다.

우리나라가 전기를 더 쓰는게 맞기는 한 것 같다.


뭐 도서관 가면 집중 잘되고 좋다. 도서관을 갈 좋은 핑계거리가 된 것 같다.

나오려고 문열다가 넘어졌다. 어떤 분이 'Are you okay?' 하면서 일으켜주는데 너무 부끄러워서 얼굴도 제대로 못봤다. 이 사람도 웃기고 당황해서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근데 오늘은 식당에서도 그렇고 사람들이 영어로 말을 건넸다. 사람들이 자주 체코베트남인으로 생각하고 체코어로 말을 건네기도 한다.

집 오는 길에 지하철 역 하나 지나쳐서 다시 돌아탔다. 넘어져서 상처난 데에 집중하다가..


여담인데 한국 지하철과 달리 체코 지하철에서는 핸드폰이 안터지고, 안내방송이 시원찮아서 주의를 요해야 한다. 영어로 This stop is ~ , the door is on your right~ 이런 친절함은 기대하면 안된다..


친구가 몇시 몇분에 오븐에서 꺼내달라 엄청 강조하면서 부탁했던 치즈케익을 약간 태웠다.


도대체 오늘은 뭔 정신머리로 돌아다니나 싶다..


내 공부 상태에 대해서도,

뭔가 읽고 있고 뭔가 하고 있는데

무언가 진전이 없고 나혼자 제자리걸음..

공부는 하는데 이게 소득이 있는가 싶고

영어는 해도해도 힘이 들고..

미래를 생각하면 막막하다.

20대면 다들 이런 고민 한다던데, 여기 나도 있어 나도 이런 고민 해!

집중력이 부족한가 성찰해보기도 한다.


이 도서관을 소개해보자면 이름은 NTK; Czech National Library of Technology 고,

Czech Technical University in Prague 안에 있는 디자인이 아주 까리한, 도서관이 맞나 싶은, 책 읽고 싶게 만드는, 공부하고 싶게 만드는, 멋있는 건물이다. 사람들이 탐방도 하러 온다.

온라인에서 e-book을 쉽게 빌릴 수 있고, 책 대출은 4주나 가능하다. 연장은 아직 안해봐서 모르겠다.



(사진 출처 : https://www.techlib.cz/en/2749-about-ntk#tab_photos)


건대와 달리 소파가 가득해서 편하게 책 읽을 수 있고, 알록달록한 저 바닥에는 오락기와 책 검색대가 놓여있다.

벽을 꾸민 낙서가 굉장히 재밌어서 꼭 한번쯤은 멍하니 앉아서 구경해봐야 한다.

DSLR 카메라로 찍던 친구한테 직원이 찍지 말라고 했었다. 핸드폰으로 찍는 건 괜찮다.


시험기간에는 소파던 책상이던 두 명 이상이 같이 앉을 수 있는 자리는 찾기 힘들다. 하지만 밤 12시가 다 되어야 겨우 한 명 자리를 예약할 수 있는 건대 도서관보다는 나은 것 같다.

무엇보다 칸막이 책상으로 빽뺵하게 사람들이 밀집된 그런 도서관 자리가 불편한 나에게 안성맞춤이다. 뻥 뚤린 공간이 너무나도 매력적이다.

신기한 건, 여기 도서관은 새벽 두 시까지 밖에 운영을 안한다. 도서관에서 밤 새우는거 금지다 금지!